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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송콘텐츠 산업 위기진단]K방송콘텐츠는 적절한 보상을 받고 있는가

  • 20시간 전
  • 2분 분량

'방송은 공짜'라는 인식이 굳어진 사이, 방송을 만드는 산업의 장부는 무너져 왔다. 유료방송 플랫폼의 수신료 매출은 2016년 2조9000억원에서 2025년 3조7000억원으로 약 28% 늘었고, 영업이익도 매년 1조6000억~2조7000억원대 흑자를 지켰다. 반면 방송채널사용사업자(PP) 매출은 같은 기간 2조9500억원에서 2조8100억원으로 뒷걸음쳤다. 광고매출 비중이 45.5%에서 32.3%로 주저앉는 동안 제작비 부담은 매출 대비 47.3%에서 65.5%로 치솟았고, 프로그램 구입비 비중마저 22.5%에서 17.9%로 줄었다. 영업이익률은 4.1%에서 2023년 -4.9%까지 추락했고, 2025년에도 2.4%에 그쳤다.


우선 플랫폼이 콘텐츠에 인색한 까닭은 수익 구조에 있다. 플랫폼은 가입자 유치를 위해 신고가보다 훨씬 낮은 헐값에 방송을 제공하고, 대신 홈쇼핑 송출수수료나 인터넷·이동통신 결합판매로 수익을 채운다. 2025년 플랫폼이 홈쇼핑 채널에서 거둔 송출수수료는 2조4436억원으로, 방송업계 전체 광고매출 1조7858억원보다 많다. 한국 유료방송의 가입자당 매출(ARPU)은 세계 최하위권이다. 그런데도 ARPU를 끌어올릴 노력은 하지 않으면서, 매출이 안 늘었다는 이유로 PP에 정당한 사용료를 지급하지 않는 것은 앞뒤가 맞지 않는다.


이런 현실은 다른 산업과 비교할 때 더욱 두드러진다. 한국은 영화·음악·게임 등에서 손꼽히는 콘텐츠 강국이지만, 유독 방송 시장에서의 수익배분 비율만 낮다. 영화는 배급사·제작사가, 음악은 창작자가, 게임은 개발사가 매출의 50~70%를 가져가는 반면, 국내 IPTV가 홈쇼핑 수수료를 포함한 방송매출 대비 콘텐츠 대가로 지급하는 비중은 재송신료를 합쳐도 26.5%에 그친다. 이는 매출의 50~65%를 콘텐츠에 쓰면서도 견조한 수익성을 유지하는 미국 케이블·IPTV와도 대비된다. 콘텐츠 강국이라는 위상과 방송 산업의 성적표가 어긋나는 지점이다.


낮은 대가 비율은 PP의 투자·회수 구조에도 그대로 드러난다. 지난 10년간 PP의 콘텐츠 투자비는 2015년 2조613억원에서 2024년 2조3487억원으로 14% 늘었지만, 같은 기간 플랫폼이 지급한 프로그램 사용료는 7529억원에서 8141억원으로 8% 느는 데 그쳤다. 그 결과 투자 회수율은 36.5%에서 34.7%로 오히려 낮아졌다. PP가 콘텐츠에 1원을 투자해도 35전을 못 돌려받는 셈이며, 결국 PP의 광고·협찬 등 부가매출 의존도를 심화시키는 구조적 원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투자는 꾸준히 늘어도 회수는 못 미치는 구조가 10년째 그대로 굳어져 있는 셈이다.


유료방송 플랫폼과 PP 간의 갈등은 어제오늘 일이 아니며, 이제는 근본 원인을 들여다봐야 한다. 콘텐츠 사업자가 경쟁력으로 이윤을 내고 몸집을 키우는 것은 시장경제의 정상적인 작동이다. 이윤 없이는 투자도 콘텐츠도 없다. 그런데 2025년 매출 상위 10개 PP 중 4개가 영업적자를 냈다. 잘 만들어도 제값을 받지 못하는 게 현실이다. 그런데도 일부 플랫폼은 콘텐츠 대가를 일방적으로 낮추는 자체 기준을 만들어 이를 강요하고, 받아들이지 않는 PP에는 계약상 지급하기로 한 금액마저 미루며 분쟁을 키우고 있다.


해법은 법과 제도, 시장 관행이라는 세 가지 관점에서 함께 찾아야 한다. 법적으로는 약관 심사부터 손봐야 한다. IPTV 이용약관은 신고제로 바뀌었지만, 지금도 규제기관이 7일 안에 수리 여부를 통지하는 심사 관문이 남아 있다. 이 관문에서 콘텐츠 대가가 정당하게 반영됐는지 규제기관이 실질적인 PP 영향평가를 하도록 하자. 제도적으로는 콘텐츠 사용료 기준 지급률을 도입하고, 이를 글로벌 수준에 맞춰 단계적으로 상향해야 한다. 마지막은 계약 관행이다. 선계약·후공급을 정착시키고, 채널 구성 단계부터 콘텐츠 대가를 명확히 합의하도록 하자. 이 세 가지가 맞물릴 때, 재원이 좋은 콘텐츠로, 시청자의 화면으로 흐른다. 규제 강화도 완화도 아닌, 시장이 제대로 일하게 하는 규칙이다.



/김용희 선문대학교 경영학과 교수(오픈루트 연구위원)


출처: 전자신문(https://www.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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