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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 칼럼] 김주하의 데이앤나잇

  • 2일 전
  • 2분 분량

<김주하의 데이앤나잇>은 자극적인 가십이나 일회성 폭로 중심의 예능형 토크쇼에서 벗어나, 인물의 삶을 관통하는 인생 서사를 심층적으로 조망하는 정통 ‘토크테인먼트’를 지향합니다. 이 프로그램의 가장 큰 차별성은 타이틀이 가진 의미 그대로 인터뷰의 구조를 다각화했다는 점에 있습니다. 오랜 시간 메인 뉴스를 이끌어온 김주하 진행자의 정교한 팩트 체크가 인물의 공적 업적과 사회적 메시지를 짚어내는 ‘데이(Day)’의 영역이라면, 보조 진행자인 문세윤의 노련한 공감 능력과 조째즈의 완충 역할은 프로그램의 ‘밤(Night)’과 같은 따뜻한 예능적 영역으로 기능합니다.

     

특히 시사 교양의 엄숙함에 예능적 유연함이 결합하는 방식이 매끄럽습니다. 진행자가 뉴스의 문법처럼 정색하고 질문을 던지기보다는 게스트의 답변 속 작은 위트나 감정의 변화를 포착해 부드러운 미소와 유연한 리액션으로 받아치며 대화의 온도를 조절합니다. 이러한 유연성은 게스트가 경계심을 풀고 자신의 진솔한 내면을 꺼내놓게 만드는 결정적인 촉매제가 되며, 주말 저녁 시간대에 걸맞은 밀도 높은 대화를 생산하는 기반이 됩니다. 최근 방송에서는 이러한 인물 탐구의 강점과 대담의 본질은 명확히 보여주고 있습니다.

     

30회 심수봉 편은 대중 매체에서 좀처럼 듣기 힘들었던 거장의 음악적 뿌리와 역사적 현장의 트라우마를 가감 없이 담아내며 큰 여운을 남겼습니다. 특히 5대째 국악을 이어온 가문의 내력이나 10‧26사태 이후 47년 만에 다시 기타를 잡게 된 비하인드 스토리 등 인물의 내면 깊은 곳에 자리한 예술적‧인간적 고뇌를 이끌어내는 진행자의 차분한 질문 구성이 돋보였습니다. 역사적 사건을 자극적으로 소비하기보다 ‘인간 심수봉’이 지닌 음악에 대한 집념과 삶의 의지에 초점을 맞춤으로써, 단순한 개인적인 신변 이야기를 넘어 한 편의 휴먼 다큐멘터리를 보는 듯한 몰입감을 선사했습니다.

     

31회에서는 세대를 뛰어넘는 두 예술가의 교감과 인간적 면모를 입체적으로 조명했습니다. 연극 <베니스의 상인>이라는 공통분모를 두고 대선배 박근형을 향한 카이의 과감한 연기적 도발 일화 등 무대 비하인드를 생생하게 풀어내며 유익함을 더했습니다. 특히 이 과정에서 문세윤과 조째즈의 보조 진행자로서의 역할은 프로그램의 완급을 조절하는 데 크게 기여했습니다. 메인 진행자의 예리한 심층 인터뷰와 두 사람의 친근한 소통이 만들어낸 시너지는 자칫 경직될 수 있는 정통 토크쇼에 유연함과 활력을 더해준 훌륭한 장치입니다.

     

다만, 프로그램의 포맷이 게스트의 과거 인생사나 사생활, 혹은 지인 간의 친분 서사에 다소 높은 비중을 할애하다 보니, 그들이 현재 몸담고 있거나 과거를 장식했던 전문적인 세계관에 대한 깊이 있는 비평적 접근이 상대적으로 간과되는 경향은 아쉬움으로 남습니다.

     

예컨대 31회에서는 고전 <베니스의 상인>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하는 연기론을 깊이 있게 다를 기회가 충분했음에도 단편적인 토크에 그쳤습니다. 마찬가지로 32회에서도 대한민국 대중음악의 패러다임을 바꾼 발라드의 역사적 가치나 한 시대를 풍미한 스포츠 영웅의 훈련 철학과 체육계의 미래 담론 등 보다 심층적인 문화‧체육계의 전문적 논의로 확장되지 못한 점은 아쉽습니다. 앞으로는 인물의 신변 이야기와 더불어, 그들이 지닌 본업에서의 철학이나 전문 지식을 다각도로 파고드는 방향으로 개선된다면 좋겠습니다.

     

<김주하의 데이앤나잇>이 주말 저녁의 대표 정통 토크쇼로서 정체성을 구축해 가고 있는 만큼, 앞으로도 고유의 인물 탐구의 깊이를 더욱 견고히 다져나가길 바랍니다. 사생활 중심의 화제성에 매몰되지 않고, 인물들의 전문 분야에 대한 심층적 논의와 인생 철학을 꿰뚫는 깊이 있는 분석을 통해 시청자들에게 정서적 교감과 함께 문화적·예술적 심안을 넓혀주는 지적 매개체로서 지속적인 사랑을 받기를 기대합니다.



/이혜원 오픈루트 책임연구원


출처 : MBN [열린TV 열린세상] 763회 (https://www.mb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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