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 칼럼] 판도라
- 6월 22일
- 2분 분량
<판도라>는 정형화된 뉴스 대담의 틀에서 벗어나, 정치권 내부의 비하인드 스토리와 정국 이면의 셈법을 한 꺼풀 벗겨내어 분석하는 시사 비평 토크쇼입니다. 진보와 보수를 아우르는 전‧현직 정치인과 평론가들이 모여 정치 현황을 날카롭게 해부하는 포맷은 <판도라>만의 고유한 정체성입니다. 지방선거를 앞두고 각 정당의 공천 갈등과 지역별 대진표가 윤곽을 드러낸 상황에서, 공식 선거운동 기간부터 선거 직후, 그리고 사후 복기 국면까지 방영된 최근 회차들은 선거 정국의 핵심 역할 관계를 비평 토크쇼의 시각으로 입체적으로 풀어내고자 했습니다.
공식 선거운동이 본격적으로 시작된 직후 방영된 421회는 단순한 사실 전달을 넘어 선거 정국의 이면을 짚어냈다는 점에서 유익했습니다. 주요 격전지의 판세 분석과 함께 후보 단일화가 미칠 파급력 등 각 진영의 막판 선거 전략 비하인드를 다루었는데, 포털 뉴스 헤드라인만으로는 파악하기 힘든 정치권의 내부 역학 관계를 패널들의 식견과 정세 분석을 바탕으로 흥미롭게 풀어냈습니다.
특히 422회 방송에서 ‘선거 관련 Q&A 댓글 답변 코너’는 시청자들의 실질적인 의문점을 해소해 준 유의미한 시도였습니다. 매 선거철마다 사회적 화두로 대두되는 사전투표 시스템, 투표함 관리의 투명성, 부정선거 의혹 등 유권자들이 민감하게 받아들이는 핵심 쟁점들을 정면으로 다뤘습니다. 시청자들의 날카로운 질문과 댓글에 출연자들이 회피하지 않고 구체적인 답변을 내놓음으로써, 불필요한 음모론을 불식시키고 선거 과정의 신뢰도를 높이는 데 기여하고자 한 점은 시사 토크쇼가 지녀야 할 순기능을 충실히 보여주었습니다.
또한, 이번 선거 과정에서 불거진 ‘투표용지 부족 사태’를 다룬 424회에서는 사안을 감정적 공방으로 소비하지 않고, 현행법상 현실적으로 재선거가 어려운 이유를 행정적 근거와 함께 명확히 짚어주었습니다. 나아가 향후 유사 사태 방지를 위해 시스템적으로 고려해 봐야 할 대안을 진지하게 모색함으로써, 유권자들에게 단순한 쟁점 전달을 넘어 실질적인 제도적 정보를 제공하는 유익한 서사를 만들어냈습니다.
다만, 선거 직전 국면이었던 421회와 422회 방송 전반에서 대담의 축이 지방자치 현안이 아닌 중앙 정치권의 대리전 양상으로만 흘러간 점은 아쉬웠습니다. 방송의 상당 분량이 ‘이번 선거 결과가 여야 지도부 체제에 미칠 영향’이나 ‘차기 당권 구도와의 연계성’ 등 여의도 중심의 정치 공학적 셈법을 분석하는데 할애되었습니다. 지방선거의 본질인 지역민을 위한 공약 비교나 지역 소멸 대안 등의 구체적인 지역 현안 검증이 상대적으로 소외된 점은 아쉬운 대목입니다.
이와 더불어 선거 직후 방영된 423회에서 선거 결과를 복기하는 과정이 다소 평이한 정치 공학적 해석과 비평에 머물렀다는 점도 아쉬움으로 남습니다. 특정 정당의 승리나 패배 원인을 분석할 때, 세대별‧지역별 투표 성향의 변화나 민심의 흐름을 다각도로 파고들기보다는 패널들의 주관적인 정세 판단이나 기존의 정치권 문법을 인용하는 수준에 그쳤기 때문입니다. 선거 결과 분석 시 패널들의 정성적 평론에 구체적인 통계와 객관적인 지표 분석을 접목한다면, 대담의 심층성을 높이고 시청자에게 한층 정교한 시각을 제공할 것입니다.
<판도라>가 이번 지방선거를 다루는 과정에서 보여준 프로그램의 특징은 단순히 겉으로 드러난 현상을 나열하는데 그치지 않고, 권력 지형의 역학 관계와 그 이면의 정치적 맥락을 짚어내고자 한 점에 있습니다. 선거라는 특수 국면을 지나 일상의 정치 정국으로 돌아온 만큼, 앞으로도 <판도라>가 자극적인 폭로나 단편적인 가십성 토크를 지양하고, 현안의 본질을 꿰뚫는 깊이 있는 정세 분석을 통해 시청자들에게 정국의 본질을 규명하는 공론장의 역할을 다해주기를 기대합니다.
/이혜원 오픈루트 책임연구원
출처 : MBN [열린TV 열린세상] 760회 (https://www.mb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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