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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 칼럼] 속풀이쇼 동치미

  • 4일 전
  • 2분 분량

한 예능 프로그램이 10년이 넘는 시간 동안 700회라는 대기록을 이어오는 것은 종편 예능 역사에서 매우 보기 드문 성과입니다. MBN의 간판 예능 <속풀이쇼 동치미>는 세대와 성별을 아우르는 일상적인 갈등과 고민을 가감없이 나누며 시청자들과 깊은 유대감을 형성해 왔습니다.

     

지난해 개국 30주년을 맞아 새 MC 체제로 변화를 꾀한 <동치미>는 700회 특집을 기점으로 기존의 부부‧가족 갈등 중심의 포맷을 넘어서 인생의 깊이를 담은 특집을 선보였습니다. 이를 통해 장수 프로그램이 가진 자산을 증명하는 동시에, 프로그램의 지속 가능성을 위한 몇 가지 과제를 던졌습니다.

     

최근 방영된 700회와 701회 특집은 출연진의 외연을 넓히고 인생의 깊이를 담아냈다는 점에서 긍정적인 평가를 받을 만합니다. ‘아그들아 오빠 아직 살아있다’라는 주제로 진행된 두 회차는 남진, 조영남, 설운도 등 가요계의 레전드 원로들이 출연하여 반세기 동안 쌓아온 음악 인생과 우정을 담백하게 풀어냈습니다. 자칫 식상해질 수 있는 고부갈등이나 부부 토크에서 탈피해, 시대를 풍미한 인물들이 황혼기를 바라보며 나누는 인생의 소회는 동 세대 시청자에게는 뭉클한 공감을, 젊은 층에게는 살아있는 현대사 같은 흥미를 주었습니다. 또한, 이야기가 구시대의 추억담에 머물지 않고 현재를 살아가는 노년의 활기찬 에너지를 보여줌으로써 프로그램의 활력을 높였다고 생각합니다.

     

특히 701회에서 후배 가수 손태진 씨의 결혼 고민에 세 원로가 저마다의 결혼 철학으로 조언을 건네는 장면은, <동치미>가 특정 세대에 머물지 않고 다양한 연령층을 포용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잘 보여주었습니다.

     

다만, 토크쇼의 특성상 시청자의 이목을 끌기 위해 일부 자극적인 사생활 폭로나 일방적인 주장 위주로 편집된 경향은 아쉬움으로 남습니다. 700회 방송 중 과거의 연애사나 거침없는 추억담을 다루는 과정에서, 예능적 재미를 위한 과장된 자막이나 생존해 있는 전 배우자의 실명이 직접 언급되어 사후 묵음되는 상황 등이 여과 없이 노출되기도 했습니다. 이러한 장면은 일상의 답답함을 풀어준다는 기획 의도와 달리, 자칫 특정 출연자의 사적인 과오를 희화화하거나 가볍게 소비하는 인상을 줄 우려가 있습니다.

     

편성 측면에서도 살펴볼 지점이 존재합니다. 700회 특집을 1, 2부로 나누어 2주간 방영한 전략은 화제성을 유지하고 시청자의 재방문을 유도한다는 점에서 영리한 선택이었습니다. 다만, 두 회차의 내용과 구성이 지나치게 유사해 2부가 1부의 연장선처럼 느껴진 점은 아쉬웠습니다. 차후 분할 편성 시에는 각 회차가 서로 다른 감정과 주제 의식을 담아내도록 기획되길 바랍니다.

     

또, 현재 <동치미>는 매주 토요일 밤 11시라는 다소 늦은 심야 시간대에 편성되어 있습니다. 주 시청층이 중장년층과 노년층임을 감안할 때, 100분이 넘는 러닝타임을 심야에 소화하도록 하는 편성은 시청 접근성을 다소 제한하는 요인이 됩니다. 따라서 주 시청층의 시청 편의성을 높이고 보다 폭넓은 타깃과 만나기 위해 방송 시간대 조정에 대한 고민이 필요해 보입니다.

     

<동치미>가 가진 가장 큰 자산은 출연진들의 진솔한 고백이 만들어내는 ‘공감의 힘’에 있습니다. 700회 특집을 통해 보여준 게스트 구성과 주제 다변화의 가능성을 발판 삼아, 앞으로는 보다 건강한 웃음으로 무장하길 바랍니다. 이를 통해 <동치미>가 단순한 신세 한탄의 장을 넘어, 전 세대가 함께 울고 웃으며 삶의 지혜를 나누는 소통의 매개체로 자리매김하기를 기대합니다.



/이혜원 오픈루트 책임연구원


출처 : MBN [열린TV 열린세상] 757회 (https://www.mb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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