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OTT 번들' 시대 개막…티빙·웨이브·디즈니+의 계산법
- 혜원 이
- 2025년 11월 24일
- 2분 분량
OTT(온라인 동영상 서비스) 세 곳이 처음으로 결합 상품을 선보였다. 티빙·디즈니+·웨이브가 함께 만든 ‘3PACK’이다.
넷플릭스 중심의 시장 구도가 이어지고 이용자들의 구독료 부담이 커지는 가운데, 국내 OTT 업계가 본격적인 ‘번들(결합 구독)’ 경쟁에 들어가는 출발점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통신사나 케이블TV는 오래전부터 인터넷·전화·TV를 묶어 팔아 왔다. 하지만 OTT끼리 직접 손잡고 여러 서비스를 하나의 구독 상품으로 묶어 판 것은 이번이 국내 첫 사례다. 사실상 통합 경영 단계에 들어간 티빙·웨이브가 글로벌 OTT인 디즈니+와 손을 잡으면서 ‘국내 2곳+글로벌 1곳’이 함께 움직이는 첫 번들이 만들어진 셈이다.
김용희 선문대 경영학과 교수는 “특정 통신사와 묶는 결합 상품이 아니라 OTT끼리 나란히 묶는 수평적 번들 상품”이라며 “해외에서는 이미 보편화된 전략인데, 한국에서는 티빙·웨이브가 주(主)가 되고 디즈니플러스가 이를 보완하는 형태로 설계한 점이 특징”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디즈니 입장에서는 비교적 안전하게 한국 시장에 안착할 수 있고, 국내 OTT는 글로벌 플랫폼과 손잡으며 포트폴리오를 보완하는 효과를 얻는 만큼 서로 윈윈할 수 있는 구조”라고 덧붙였다.
상품 구조는 단순하다. 결제는 한 번에 이뤄지고, 세 서비스를 동시에 제공한다. 카드 결제를 세 번 나눠 할 필요 없이 한 번만 하면 된다. 해지도 마찬가지다. 묶음 상품을 해지하면 세 서비스가 한꺼번에 끊긴다. 이 때문에 플랫폼 입장에서는 여러 서비스를 묶어 쓰는 이용자는 쉽게 해지하지 않을 것이라는 기대를 갖게 된다.
이용자는 가격 혜택을 얻고, 플랫폼은 가입자를 오래 붙잡는 효과를 노리는 구조다.
OTT 번들 상품은 해외에서는 이미 일반적인 모델이 됐다. 특히 서비스 수가 많고 경쟁이 치열한 나라일수록 번들이 더 활발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김용희 교수는 “국내 OTT 수가 많지 않더라도 번들 형태는 더 다양하게 나올 것”이라며 “쿠팡플레이의 경우 스포츠 중계가 강점인 만큼, 향후 해외 테니스 대회나 특정 종목에 강한 해외 OTT와 묶는 식의 조합도 충분히 가능하다”고 전망했다.
이어 그는 “넷플릭스는 여전히 단독 서비스만으로도 경쟁력이 있기 때문에 번들에 적극적으로 들어오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며 “나머지 사업자들에게 번들은 시장을 넓히고 가입자 저변을 키우는 전략적 도구가 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다만 리스크도 존재한다. 김 교수는 “디즈니플러스 쏠림을 어떻게 관리할지, 그리고 무엇보다 전체 구독자 수가 늘어나야 한다는 전제가 있다”며 “현재 가입자 규모에서 크게 늘지 않으면 번들에 참여한 사업자들이 함께 어려워질 수 있는 구조”라고 우려했다.
이어 “폭발적인 성장을 기대하기는 어렵더라도 일정 수준 이상의 이용자를 꾸준히 확보해야 번들을 유지할 수 있다”며 “그 조건을 충족하지 못하면 가격 경쟁만 심해지고 모두가 힘들어질 수 있다”고 덧붙였다.
/김용희 선문대학교 경영학과 교수(오픈루트 연구위원)
출처 : 블로터(https://www.bloter.net)





.png)
댓글